[부동산뱅크 2009/09/18 - 조회:8949]
김지선씨(45세 가명)는 10년 간 분당에서 살아온 토박이다. 그러나 그녀는 분당을 내가 사는 고향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10년 동안 전세로 살아왔다. 김지선씨가 분당을 ‘우리동네’ ‘우리집’ 이렇게 느끼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지난해 11월 금융위기로 경기가 한참 좋지 않았을 무렵 김지선씨는 전셋집 계약기간이 만료돼 집을 구하러 부동산을 찾았다. 단순히 전셋집을 구하겠다는 의지로 찾은 부동산. 그곳에서 박대호 대표를 만났다.
김지선씨는 전세를 찾는다고 했고, 박대호 대표도 우선은 알았다는 대답과 함께 기다리라는 말만 전했다.
그 후로 얼마나 지났을까? 박대호 대표는 생각한다. 현재 집값이 떨어지는 이 시점에 매도를 하는 것이 전셋집을 구하는 것보다 너 나을 거라고…. 그래서 박대표는 김지선씨를 설득하기로 한다.
어느 늦은 오후. 김지선씨가 부동산 앞으로 지난다. 그때 박대표가 그녀를 불러 세운다.
박대호 많이 바쁘세요?
김지선 아니요. 매물이 나왔나요?
박대호 지금 시간되시면 잠깐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요?
김지선 네 그러시죠.
박대호대표와 김지선씨는 서로 마주보고 앉았다. 박대표가 먼저 말을 꺼낸다.
박대호 아무래도 지금은 전세를 구하는 것보다 집을 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전세값에서 조금만 대출을 일으키면 집을 살 수 있는 상황이거든요.
김지선 전 집을 살 생각이 없어요. 그냥 전세로 알아봐 주세요.
박대호 왜 그렇게 생각하시죠? 지금 이 기회에 집을 사두시는 것이 앞으로를 위해서 더 좋습니다.
김지선 사장님. 지금도 보세요. 집 산 사람들 금융위기 겪고 나니까. 완전 몰락했잖아요. 집값 떨어지는거 보시면서도 집을 사라고 하시는 거에요? 지금 이 시점에서 집을 사는 건 정말 미친 짓이에요. 대출받아서 샀다가 여기서 더 떨어지면 어떡해요. 전 그렇게 못하겠어요. 그냥 전세 구해주세요.
적막감이 흐른다. 시계의 시침소리가 들릴 뿐… 박대표는 김지선씨가 너무 강경하게 자신의 의지를 보여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이 됐다. 자신이 편하고자 한다면 그냥 전세를 구해주면 그만이고. 중개업자란 자신의 직업을 생각하면 그녀를 설득하는 것이 옳았다. 잠시 생각을 하다 박대표가 말문을 연다.
☞ 제2화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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